건설업계는 아파트 리모델링에서 수직 증축(위로 층수를 높이는 것), 지하주차장 파기 등 핵심 기술력은 갖췄다고 강조한다. 증축된 부분의 무게를 분산시키거나 기존 건물의 강도를 보강하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한국건축구조기술이사회 차광찬 이사는 “정부가 안전을 이유로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건축공법이 이미 널리 보급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하 2층 주차장을 새로 만들고 지상에 1층을 더 높여 최근 준공한 당산예가 아파트의 경우 내력벽(무게를 지탱하는 벽)을 새로 보강하는 동시에 경량벽체 및 마감재를 적용해 건축물 무게를 줄였다. 벽체에 철골구조물인 댐퍼(Damper:진동흡수장치)를 매립해 지진 하중까지 분산시켰다.

건설업계는 15층 아파트를 기준으로 1개 층을 증축하는 것은 지하층 기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구조를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3개 층을 증축할 때는 기둥·파일·기초구조 등을 모두 새로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것도 2개 층까지는 어렵지 않게 시공할 수 있다.

기초와 내력벽 등을 보강한다면 리모델링도 층수를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아파트는 아니지만 14년 된 미국 시카고 BCBS건강보험 본사 빌딩은 32층에서 54층으로 22층을 높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국대 건축학과 정란 교수는 “구조적으로 수직 증축이 불가능한 건축물은 없다”며 “얼마든지 올릴 수 있지만 비용이 들어서 탈”이라고 말했다.

층수가 높아지면 어느 순간 재건축을 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 기초구조를 보강하는 과정에서 좌우로 땅을 파야 하기 때문에 위험이 커진다. 특수공법 등을 적용해야 하므로 그만큼 돈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다.

무한종합건축사 사무소 이동훈 소장은 “현재까지 15층 아파트를 3개 층 정도 올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고 안전성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