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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역 앞 만남의 광장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5월 19일 1시까지.


약속 장소를 일부러 거기서 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조선시대 누원점터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는 공사중인 환승센터 골목길 안골 들어가는

입구에 있었는데 옮겨 놓은 것입니다.


다락원이라고도 하는 조선시대 국립여관과 객주, 그리고 커다란 장이 섰던 곳인데

21세기에도 도봉산역이 있으며, 주말에는 수만명에 달하는 등산객들로 붐비고

도봉산 입구에 이르기까지 저자 거리가 형성된 곳이니 역사의 연속성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1차로 누원점터에서 모였다가 도봉탐방지원센터로 가보니 벌써 멀리 인천에서 온

호섭이 철규 일행이 반깁니다. 명호와 만규는 중간에 칼국수 맛있게 먹고 나타났고

맨 마지막으로 수원에서 출발한 성대가 멀리서 손을 흔듭니다. 그새를 못참고 

담배를 피워 문 연지산악회 회원들 앞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여직원이 나타나서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갔습니다. 여기서 담배 피우면 안된다는 호통보다

몇 배 강력한 무언의 시위였습니다.


약속시간 보다 1시간쯤 늦은 시각인 두 시 무렵 우리들의 북한산 옛길 걷기는 시작

되었습니다. 우암 송시열의 '도봉동문' 글씨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0년 넘게 도

봉산을 드나들었지만 그 커다란 바위 글씨가 눈에 들어오기 까지는 10년쯤 걸렸습니다.

20년쯤 지나서야 도봉서원과 김수영 시비, 이병주 문학비가 눈에 들어오고, 

30년 지나서야 비로소 서원말이며, 옛길과 안골, 누원점터 등 사람들 모여 살던 

도봉산 아랫동네가 보이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도봉서원에서 무수골 넘어가는 길은 참 호젓하고 좋았습니다. 그늘로 이어지는 

숲길에서는 누구라도 영원으로 이어질 듯한 안식과 평화로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숲길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무수골

없을 무자 근심 수자를 쓰는 이곳에는 300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나이가 그쯤 되는 느티나무도 있고요. 멀리 삼각산 인수봉과 우이암

도봉산 선인봉과 칼바위가 보이는 이 마을은 한가롭기 그지 없습니다. 모내기를 

위해서 물을 가득 담은 논과 그 논 옆으로 난 논두렁길을 오랜만에 걸어봅니다.


세상 뭐 별거 있나요.

사람들 모두가 별나라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어차피 같은 곳에서 출발하여

휘적휘적 한 평생 걷다 보면 걸어온 길은 각각 달라도 마지막 돌아가는 곳 역시

똑같은 것이니 안달복달, 아득바득 살아온 길이 이제는 조금씩 편안해집니다.

이런 논두렁 길을 걷다 보면 말입니다.


다음 산행은 서해 바다 섬에 있는 산으로 가볼까 합니다.

무의도도 좋고 장봉도도 좋고

바닷바람 맞으며 다녀올까 합니다.


* 중간에 하산한 주종국, 하산 후 일있다고 뒷풀이 참석 못한 이재수

두 친구는 끝까지 함께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 번에 꼭 동참할 수 있기를...


** 이번 산행 도중 휴식 시간에 맛있게 간식과 막걸리를 먹고 난후 발생한 쓰레기

처리 문제는 우리 모두가 다시 생각해볼만한 부분입니다. 6사단 60사수 출신인

김재환의 헌신 덕분에 커다란 쓰레기 봉지가 그의 굳은살 박힌 어깨에 실려서

무사히 하산했지만 다음부터는 자기 배낭에서 나온 것은 꼭 자기 배낭에 담아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마침 재환이가 배낭을 갖고 오지 않아서

쓰레기 봉지를 맡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재환이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고마움과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 바쁜 와중에도 먼 길 걸어서 뒷풀이 자리에 합류한 지푸내 고향 친구 박범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 profile
    권화현6 2012.05.22 09:56

    먹자고 하는 일 이니 먹는 것 중요한데

    어찌하다보면, 아니 늘 움직이는 것보다 많이 먹게되어

    남은걸 배속에 달고 다닌다...

    푸짐하게 먹어야 됬던 옛 버릇을 달고 사는게지

    이제 먹는 것 지천에 널린 세상에 살고 있으니

    하루쯤 덜먹고, 덜 가지고 다니는 것도 말이 될듯하네

    버리는 것도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다음세대도 즐기며 살것 아닌가

    몇십년의 시간이 새로운걸 보게 했다는게 세상 이치인걸

    우리도 한번더 생각해서 더 나은 방법 찾는 것이 지혜일듯허이...

    몸도 가볍게, 마음도 가볍게, 내려 놓기 힘들지만 조금씩 내려 놓으며

    ......!!

     

  • profile
    장호재7 2012.05.22 20:42

    나는 누가 써논 글도 잘 못보는데 우선이는 참으로 재주가 대단허이.

    글쓰는재주, 생각하는재주, 말하는재주,  우리 마누라가 너는 선비란다.

     

  • profile
    권화현6 2012.05.23 09:16
    선비 맞다...
    머리에 든게 많아 넘치는게 말이되고, 글이 되는....!!
    나이들어 가며 삶의 지혜도 넘쳐나는...ㅎㅎㅎ
  • profile
    김우선 2012.05.23 11:00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는 세상인데

    그래도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선비를 알아주니 

    눈물나게 고마울 뿐이다.

    복받을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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