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2 11:51

황홀한 글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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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저

황홀한 글감옥
시사인북
2009년 9월 30일 초판 3쇄
427쪽

 

2010년 새해에 서동린 친구로부터 반가운 선물을 받았다.
조정래 작가 생활 사십년 자전 에세이 “
황홀한 글감옥”과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거꾸로, 희망이다”의 두권이다.
연말이면 우울증으로 깊은 잠을 못이루는 이상한 병에 시달리는데

이를 극복하는 방법중 가장 쉬운 방법이 책에 푹 파묻히는 것이다.

12월이오면 이런 저런 책을 한 아름 사다 놓고 읽게 되는데

친구가 정 가득한 메시지와 함께 배달된 책이 정겹다.

특별히 밤세 읽던 태백산맥의 저자의 “황홀한 글 감옥”은 여기저기 밑줄을 그어대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에 이르는 대하 소설을 쓴 기간중에 술을 한번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작가, 서슬퍼런 시대에 외줄 타기 하듯 써 내려간 태백 산맥의 감흥이 쇠뇌된
내 뇌의 가슴 두근 거리는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의 진솔한 자기고백 같은 문답형 에세이 중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박태준 회장 부분을 발췌한다.

 

영웅 없는 시대의 영웅 같은 사업가

나를 되돌아 볼, 강한 이미지를 담은 것은 조작가의 입을 통해 전해 졌기 때문이다.



* 소설 『한강』에는 포철, 현재의 포스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포철을 일구어낸 박태준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묘사하시는데요.
반면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상반된 상황을 묘사하시는게 걸림돌은 없었는지요?

                                                        이도형․성균관대 사학과


* 평소 본인의 역사관과 ‘박태준 평전’은 진정으로 충돌하지 않는 문제입니까?

                                                        배정훈․연세대 사회학과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진가를 미처 깨닫지 못하는 일면이 있고,

남이 이룩한 일을 사시로 보며 하잖게 여기려 하고,

남의 칭찬에 인색한 우리 사회 풍토가 크게 작용 한 일면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위인


미혼의 독신자 숙소는 아파트였습니다.

거기에 독립된 도서실이며 휴게실이며 스포츠 센터가 있는 것은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호텔 객실 같은 방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건 면회 온 부모님을 위한 숙소였습니다.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한국에 이런 회사가 있다니!

저는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설이 다 사장님(건설 당시)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섬세한 배려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접하려는 진정한 마음이 없고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참사람 박태준을 발견했고, 그 순간 존경의 염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문학관을

가진 제가 진정한 사람을 발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회사는 세우지도 않고 사원 주택부터 짓는다는데,

도대체 무슨 짓이오. 국가 기간산업을 시작도 못 해보고 망치자는 거요, 뭐요!”

국회에서 말썽이 일어났습니다.

“양질의 노동력은 강요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최고의 처우에서 나옵니다.”

젊은 박태준 사장의 단호한 대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원에게 최고의 처우를 제공하기 위해 주택과 아파트를 지어

개개인이 소유하게 했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지어 사원 자녀를 무료로 가르쳤으며,

두 명의 자녀에게는 대학 학자금까지 베풀었습니다.

그러면서 포항제철은 아무 차질 없이 세워져 날마다 쇳물을 쏟아냈습니다.


사람을 보물로 여기는 참사람 박태준의 진정성이 이룩해낸 성공이고 승리였습니다.

제조업 중에서 제철업은 순이익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그런 포철이 모범적으로 이룩해낸 일을 그대로 따라서 한 기업은 오늘날까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회사가 포철처럼 했더라면 강성 노조니, 극한 투쟁이니,

외국 자본의 기피니 하는 문제점이 야기되었겠습니까.

박태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광양제철을 짓고, 한국 최고의 대학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포항공대를 세웠습니다.

광양제철을 광양에 지은 것은 정치권이 만든 지역감정을 경제 영역에서

조금이나마 풀어보려는 희망을 담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 나라의 지방 초등학교는 다투듯이 문을 닫는데 광양에서는

새 초등학교를 짓는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철은 ‘산업의 쌀’입니다.

1973년부터 오늘날까지 포스코가 양질의 강철을,

싼 값으로, 모자람 없이 대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수출을 주도해온 가전산업,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각종 기계산업은 어찌 되었겠습니까.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포스코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은 계산할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박태준은 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던 3무의 상태에서

두 개의 거대한 제철회사, 세계 2위의 철강국가의 신화를 이룩해낸 인물입니다.

그 고난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감동의 위대한 걸음걸음을

여기 다 적지 못해 아쉽고 안탑깝습니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분은 제가 쓴 『큰작가 조정래의 인물이야기 5, 박태준』을 사보실 수밖에 없습니다.

책  팔아 먹으려고 외판사원 같은 말을 한다는 누명을 써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도 살아 있는 위인을 가지고 있다는 긍지를 느끼실 수 있을 터이니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실망하시면 지체 없이 책 값을 물어드리겠습니다).


     짧은 인생을

     영원한 조국에


이건 박태준의 건설 현장 숙소에도, 집무실에도,

집에도 붙어 있는 평생의 좌우명입니다.

그분은 그 길을 한 번도 어긋나지 않게 걸었고,

광양제철을 완공한 다음 명예회상으로 현직에서 물러나 앉으면서

요즘 유행하는 스톡옵션은 커녕 퇴직금도 받지 않고 맨손이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집 한 채 있던 것을 팔아 ‘아름다운 재단’에 10억원을 기부하고도

세상이 모르게 했습니다.

지금 제가 최초로 공개합니다.

그분이 노여워해도 할 수 없습니다.


((370-375쪽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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