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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 제15권 -로마 세계의 종언-  
                     시오노 나나미 작   김석희 역   한길사

     로마의 황제들은, 문약한 철학도 이었을지라도, 취임식이 끝나면 제일 먼저 국경 수비대를 방문한다.  라인강과 도나우강변의 방어벽을 점검하고 장병들을 위문했다.  방대한 로마제국 국경의 어느 한 구역에서라도 전투가 벌어지면 황제가 직접 뛰어들어 싸우다가 때로는 전사 하기도하고 포로가 되기도 했다.   대게의 경우 승리하여 Roma 시내에서 개선식을 갖는다.  시민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세금을 요구 하는 것이다.  Pax Romana(Roma 치하의 평화)는 상당한 대가 위에 이루어진 것이지 거저 주어진 게 아닌 거다.  국민에게 안보의 보장 없이 세금 내라는 건 통치자의 몰염치다.  

     로마의 황제들이 스스로 제국을 지배할 자신을 잃고 교회에 의존하여 제위(帝位)신수설에 안주하면서 Pax Romana는 서서히 막을 내린다.  때로는 씨저 못지않은 장군이 나와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꼴을 못 보는 바보 같은 황제의 시기와 궁정 내시들의 음모로 살해되거나 거세된다.  로마 시민권자는 출신지와 상관없이 황제까지도 되던 전통은 어디로 가고 야만족 출신이라고, 이단자라고, 황제와 거의 대등한, 때로는 보다 우월한 권력자였던 주교는 신자들을 꼬드겨 기어이 절대절명의 순간에 전장에서 그를 소환하여 투옥한다.  황실은 장병수와 보급 면에서 절대적 열세에서 싸우고 있는 장군에게 지원병이나 보급품을 보낼 생각은 않고 교회에 모여 적을 막아 달라고 기도에만 몰두했다.

     황제들의 무능은 그들을 둘러싼 여인들의 천국이 되기도 한다.  13년간 동로마 아르카디우스 제위기간의 실권자는 황후 에우독시아였고, 서기450년까지 42년간 제위에 있었던 데오도시우스 2세는 실권을 누나 폴케리아에게 마끼고 무의도식했다.   서로마에서도 어린 발렌티아누스3세의 모후가 통치했다.  로마 황제의 호칭 ‘임페라토르'는 ’군대를 이끌고 국토방위의 임무를 맡은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걸 되새기게 한다.  남자를 능가하는 지도력을 발휘하는 여인들이 얼마든지 있었고, 있다.  불행이도 로마의 통치권 여인들은 사치와 기도로 날이 새고 저물었다.

     요모양의 통치자 아래에서 나라의 방위선은 서서히 무너지고 야만인들이 물밀듯이 밀려든다.  남자는 모조리 죽이거나 군대로 끌어가고 여인들은 병사들의 노예로 주어진다.  찬란했던 로마의 문명은 잿더미에 묻히고, 전쟁에서 용케 살아남은 사람들도 먹을 게 없어 굶어죽는다.  죽은 자들을 묻어줄 여유도 없다.  들짐승들의 밥이 되거나 그대로 썩어 문드러진다.  대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는 너 댓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폐허가 된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적들을 물리치려 석상을 부순 돌을 무기로 삼았다.  무식하고 잔인하기 짝이 없던 야만인들은 닥치는 대로 죽이고, 부수고, 약탈 하는 것만이 그들의 존재이유였다.  통치자 잘못 만난 국민들이 지불한 대가가 너무나 통절하다.
     전체 15권의 [로마인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엮어준 시오노 나나미 와 더러 아쉬움이 남긴 했어도 읽을 만 하게 우리말로 옮겨준 김석희 씨에게 감사드린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읽을 기회가 주어지길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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