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3 10:20

슬기와 끈기

조회 수 1802 추천 수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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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그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맘에 불만이 있는듯 2 학년을 시작했었다.
일년을 끝내고도 학교에 정이 붙지 않았다..
100m 달리기도 하기 힘든 좁은 운동장
점심 시간에 간단한 음식을 팔던 별관 식당 건물을 철거 하고도 여전히 마당 수준이었던 운동장..
그 운동장을  그나마 5 층 옥상에서 보면 손바닥만 하게 보여 우리는 차라리 멀리 보기 위해
옥상을 자주 찾았던것 같다 ...
그 다지 의욕도 보이지 못한 1 학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 그냥 한 학년이 올라 가는 그저
밋밋한 감정이 더 많았던 시절이었다.
첫날이었던 기억인데 확실치는 않지만 당시 글씨를 잘 쓰시는 안경 끼신 기술 선생님께서  
방과 후  교실마다 들리시면서 반마다 준비해 둔 급훈 액자에 붓 글씨로 각 반의 급훈을
쓰셨던 기억이 난다 ..

사실 나도 글씨 쓰는것이 어느 정도 자신도 있고 취미도 있었던 때라 ( 참고로 군 시절 군단
행정실에 여러번 파견 근무를 했었다.. 글씨 때문에, 그때 군단장이 좋아 하는 글씨체를
쓸 줄 안다고 해서)  열심히 쳐다 보고 있는데, 아 ! 글쎄 .....선생님이 쓰시던 급훈이 통속적인,
우리 귀에 전혀 익지 않은 글이었다  

''슬기와 끈기''

아니 내가 보아 왔던 급훈이 아니지 이건...

그래서 일년을 칠판 위에 걸려 있는 그 급훈을 쳐다 보며 지냈다.
선생님 말씀이 귀에 안 들어 오는 날에는 붓 글씨체를 음미해 가면서, 흉내도 내어 보고
그렇게 2 학년이 마쳐지고 3 학년이 되어서는 급훈이 조금 바뀌었다. "슬기롭게 끈기있게"
내가 급훈 따라 반 배정이 된건지,
전혀 슬기가 없고 끈기가 없어  다시 한번 재 교육을 시켜야 되겠다는 선생님의 뜻이
있으신건지,.... 어찌 되었던지 좀 더 구체적으로 강조 하는듯한 급훈을 또 쳐다 보며  다시 못
오는 고 3 의 황금 같은 시간을 부지런히 때웠다.

지금와서도 이토록 기억이 제대로 되는것은 학창 시절의 마지막 급훈이었고 살면서도 생각
많이 난 급훈이었다

그래서 일까, 슬기롭게 살았다는 말은 감히 하기 힘들더라도 끈기있게 살았다는 말은 간혹
들으며 살고, 나도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또 나는

2 년이나 담임을 하신 배재철 선생님이 기억이 나고 좋다
지금도 뵈면 그 급훈과 같은 한 말씀을 하실건만 같다...









  • ?
    최복근 2008.01.04 15:40
    대단하다.
    반장이었던 나도 우리반급훈을 전혀 기억을 못하는데.....

    학생때는 몰랐는데,고1때 아버님이 돌아가신거나 배재철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같아
    30년을 못봤지만 너를 다시 생각나게 하는구나.
  • ?
    이상민 2008.01.05 00:42
    최복근, 너는 반장질 하는게 바쁘니까 기억 안나지
    글구 여자들 하는말 있잔어, 머리는 좋은데 딴 생각 한다고

    지금도 동기들 모임을 위해 수고 마니 하니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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