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4 15:37

강병선 동문 칼럼

조회 수 146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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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엽8 2014.03.05 09:35

    상쾌한 아침에 좋은글 감사하고 공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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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梅山)권화현6 2014.03.24 17:22

    [문화산책] 책장 앞에 섰던 어린 날의 기억

    佛 독서열풍 이끈 피보의 TV토론
    한국엔 책읽기 프로그램 하나 없어

    관련이슈 : 문화산책
    “피보 씨의 사무실에 전화를 하면 ‘피보 씨는 지금 독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바꿔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비서의 대답을 듣게 된다.”

    유자효 에세이 ‘피보 씨는 지금 독서중입니다’란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피보는 1975년부터 27년 동안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프랑스인들을 책읽기의 세계로 이끈 인물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도 그의 프로그램에 나와서 젊은 시절 자신을 책읽기의 세계로 이끈 소설에 대해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그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다. 피보와 같은 사람이 있는 프랑스가 부럽고, 그런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영TV를 가진 프랑스가 부럽고, 소설을 읽고 감동하고 그 감동을 눈시울을 적시며 장시간 이야기할 줄 아는 대통령을 가진 프랑스가 부럽다.

    강태형 시인
    영향력 있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이 프랑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독일은 지난 해 작고한 저명한 평론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가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했던 ‘문학 사중주’가 있었고, 미국은 여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책 읽는 미국을 만들겠다”며 1996년부터 진행하는 ‘오프라 북클럽’이 있다.

    우리나라 TV에도 독서토론 프로그램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왜 피보나 라이히라니츠키, 윈프리 같은 이는 나오지 않은 것일까. 분기별로 시청률에 따라 개편되는 우리나라 방송국 사정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매주 금요일 밤 9시 반부터 11시까지 90분 동안 6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모았던 피보의 프로그램도 처음부터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한다. 75년부터 시작했지만 피보의 방송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80년대에 들어서라고 하니 말이다. 열정적이고 전문적인 독서가를 선정하고 그에게 자율성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지 않는 한 피보나 라이히라니츠키나 윈프리 같은 이가 출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TV에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이 없다. 책을 이야기하고 책읽기에 대해 말하는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문화융성위원회를 만들고 지식산업을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과 독서는 애당초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화융성위원회를 100개 만드는 것보다 괜찮은 독서토론 프로그램 하나 만드는 것이 문화융성을 위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문화의 뿌리는 책이고, 책은 인간의 모든 사유가 귀결되는 곳이자 시작하는 자리니까.

    세계는 산업화시대를 지나 정보화시대를 거쳐 지금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하고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상상력과 창의력은 어디에서 어떻게 길러지는가. 지난 산업화시대에나 걸맞은 주입식 교육제도로는 난망한 일이다. 뇌가 말랑말랑한 어린 시절부터 책을 즐기고 읽어야 가능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은 자사고 입학전형 준비를 해야 하니 책 읽을 시간이 없고, 지금은 대학입시 준비를 해야 하니 책 읽을 시간이 없고, 지금은 먹고살기에도 힘드니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나중에 늙어서 은퇴한 후에나 책을 읽을 작정이라고.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 글자를 읽을 수 있다고 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읽기야말로 근육이 필요한 일이다. 책을 읽고 즐길 수 있는 사유의 근육, 그것은 일상처럼 책을 읽고 즐기는 시간 속에서 형성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주노 디아스는 무엇이 당신을 작가로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독서에 대한 열정, 내 손으로 느꼈던 책의 무게, 그리고 책으로, 희망으로, 천재성으로 가득 찬 책장 앞에 섰던 어린 날의 기억이 나를 작가로 만들었다.”

    강태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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