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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 동문  문창과 강의 (유투브에서...)

시인   강태형 (필명) 으로 서울디지탈대학 문예창작과 특강 자료임.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ZwU6-06Kgh4

 

  • profile
    (梅山)권화현6 2016.03.08 23:20

     

    내침김에 기사도 하나 긁어 왔다...!!

     

    경향신문 온라인 칼럼

     

    일반 칼럼

    신춘문예라는 제도는 문학청년들에게 꿈의 과녁이다. 해마다 11월이면 펜 하나 달랑 들고 세계를 접수하는 꿈에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1981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신문사에서 당선 통보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나는 길에서 같은 대학 문학서클 선배를 만났다.

    “형, 아직 연락받았다는 사람 없어요?” 선배가 무덤덤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미 당선소감까지 써서 벽에 턱 붙여 놓은 터였다. 그 선배와 내가 주축이 되어 만든 서클에서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에이스’였다. 나는 스무 살이었지만 한 해 전에 지방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한 이력이 있는 터라 의기양양해 있었다. 그날도 우리는 습관처럼 술을 마셨다.

    “상금 받아서 외상 술값을 갚아야 하는데….” 그 선배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며칠만 더 기다려 보자.”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그는 벌써 당선되었다는 전보를 받아 놓고 시치미를 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선배가 198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게 되는 강태형이었다. 선배는 복학생이었지만 ‘에이스’에 대한 예의로 끝내 입을 다물었고, 그날 술값을 냈을 것이다.

    강태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북 김제에서 한우 40여마리를 기르다가 무작정 상경했다. 1985년 봄부터 한국작가회의의 모태가 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편집간사를 맡았다. 그 무렵 시인 채광석, 김정환 같은 선배들의 말에 자주 귀를 기울였는데, 돈벌이하고는 거리가 먼 일이었다. 나는 김제의 이름난 음식점집 아들 강태형이 마포의 허름한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맛있다면서 퍼먹던 모습을 몇 번 짠한 마음으로 바라본 적이 있다.

    그러다가 강태형은 1987년부터 금성출판사 한국문학부에서 잠깐 일했고, 실천문학사 편집부장을 맡아 본격적인 출판편집자의 길로 들어섰다. 소설가 이문구 선생과 송기원이 편집자로서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책을 깊게 읽고, 작가들을 만나 책에 대해 대화하고, 책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채워진 삶이란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때 깨달았던 거지.”

    내친김에 사직공원 건너편에 조그마한 출판사 사무실을 내고 ‘푸른숲’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나도 주머니를 털어 설립 자금을 마련하는 데 보탰고, 몇 권의 책을 같이 기획해서 만들기도 했다. 책을 만드는 편집자라고 해서 강태형의 체형이 약골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그의 외모는 기골이 장대한 무사에 가깝다. 어깨는 넓고 주먹도 세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하월곡동 산동네에서 살았는데, 그때 동네 형이 복서였어. 그분이 동네 아이들을 불러다가 글러브를 끼고 싸우게 했는데, 내가 소질이 있다면서 자기가 다니는 동대문 중산체육관에 데려갔지.”

    그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초까지 복서의 꿈을 키웠다. 홍수환이 남아공까지 날아가서 챔피언을 먹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의 몸에 찾아든 폐결핵이 글러브를 벗게 만들었다. 젊은 시절에 때때로 술자리 끝에 분을 참지 못하고 ‘정의의 주먹’을 날리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상대방은 강태형 앞에 괜히 깝죽대다가 낭패를 당했다.

    강태형은 1993년 12월 서울 명륜동의 작은 건물에서 출판사 ‘문학동네’를 시작했다. 한국문학을 제대로 응원하고 싶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출판사와 작가가 알음알음으로 책을 출간하던 풍토가 지배적이었다. 문학동네는 달랐다. 작가와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선인세를 지급하는 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신간을 소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신문광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매출의 15%를 광고료로 사용했다. 곧이어 계간지 ‘문학동네’를 창간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세상에 알렸다.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도서 번역본들의 상업적인 성공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대표적이다. <람세스>가 한창 지가를 올리던 무렵 강태형은 퇴근 후에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출판사 근처에 방을 얻어 1차 번역원고를 교열하느라 밤을 새우는 일이 잦았다. 이렇게 해서 출판편집자로서의 감각이 쌓여갔다. 최근 몇 년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문학동네에서 거의 다 출간한 작품이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1996년에 나는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를 출간했다. 초판 3000부가 일주일 만에 팔리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한 달에 1만부씩을 찍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머지않아 100만부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한다. 특별한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성공의 이면에는 강태형의 ‘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를 써보라고 옆구리를 찌른 것도, 원고를 몇 차례 같이 읽으며 조언을 해준 것도 그였다.

    강태형은 출판편집자로서 치밀하지만, 자상하지 않다. 나는 그가 직원들을 앞에 놓고 면박을 주는 일을 여러 차례 지켜보았다. 출간된 책에서 오자가 발견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디자이너가 가지고 온 표지 시안이 마음에 차지 않을 때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내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책 만드는 일은 어떤 일보다도 성실해야 해.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일은 20만 자 이상의 숲을 통과하는 일이야. 집중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적당히’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그런 내 기질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한 측면이 있다는 건 알아.”

    그럼에도 문학동네가 출판계에서는 이직률이 매우 낮은 편이고, 퇴사했다가 다시 돌아온 직원도 많다. 그사이에 문학동네는 ‘창비’ ‘문지’와 함께 한국문학 출판계의 ‘빅3’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문학권력이라는 비판도 얹혀졌다.

    22년 동안 문학동네의 성장을 이끌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출판사 대표 강태형은 최근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았다. 한 발 물러나면서 ‘선임편집자’라는 직함을 달았지만, 이국땅에서 쓸쓸히 고독과 맞서보겠다고 한다. 며칠 후에 그는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하얗게 센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돋보기 너머 교정지를 응시하는 늙은 편집자의 꿈은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그 꿈 하나만 들고 조용히 늙어갈 것입니다.” 문학동네 블로그에 그가 독자들에게 쓴 이임 인사의 한 대목이다. 전화를 걸어 소회를 물었다.

    “어딘가에서 굉장한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어느 순간부터 내 가슴에서 사라졌는데, 요즘 그게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야. 지금 혼자 떠나지만, 내일이 빤하지 않은 생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축복이야. 설레는 일이지.”


    안도현 | 시인·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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