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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장편소설  학고재 2007

     김훈은 이미 너무 유명한 작가이다.  8년 전 어느 날 KBS 박기자가 김훈의 에세이:[자전거여행]을 주면서 ‘앞으로 유명해 질  작가이니 한번 읽어보시라’했었다.  그 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작금에 [남한산성]이 너무도 자주 언급 되던 차 대전 딸네 집에 갔다가 눈에 띄기에 하루 밤낮사이에 읽어 치웠다.  소문 듣고 읽으면 너무 큰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게 읽었다.  

     김훈은 1948년 서울 생이다. 신문기자로 출발하여 자전거 레이서였다가 글쓰기에 몰두하여 많은 책을 냈다.  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개], [강산무진]; 에세이: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선택과 옹호], [풍경과 상처], [자전거여행 1~2], [원형의 섬 진도], [너는 어느 쪽 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밥벌이의 지겨움]등이다.

     후금의 여진족 누르하찌 사후 여덟째 아들 홍타이지가 형들을 모두 죽이고 청의 황제가 된다.  명나라를 치기 위해 원군을 보내라는 홍타이지의 요청을, 명을 사대하는 국시를 어길 수 없다는 명분하에 거절했다가 용골대와 마구대의 15만 대군이 단 한차례의 저항도 없이 물밀듯 한양으로 처 들어온다.  왕후와 왕자들을 강화도에 피신시키고 뒤 따라 가던 왕 일행은 이미 길이 막혀 남한산성으로 들어간다.

     병졸들은 맨발, 맨몸으로 살이 얼어 문들어 지는데 자고나면 임금과 당상관들은 모여 앉아 논쟁으로 지세운다.  백성들은 노예가 되고 여인들은 그들의 노리개가 되어 굶주림을 면한다.  더러는 희희낙락 무능한 남정네들을 비웃기조차 한다.  1636년 12월 14일부터 마침네 왕이 삼전도에 나아가 5만의 대군을 이끌고 온 홍타이지에게 미리 끌려 와 대기하고 있던 왕비와 왕자들 앞에서 세 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수모를 겪는 1637년 2월2일까지의 79일간의 일이다.  20만의 숫캐들이 전국을 들쑤시고 다니며 산이고, 들이고, 길거리고 상관없이 여인들을 보기만 하면 덥쳤으니 누가 우리를 단일민족이라고 말 하는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사람이다.

     김훈은 [남한산성]에서 너무 현란한 말재주를 부려 어지럽다.  편전의 당상관들을 닮았나?  소설 서두에 나오는 말을 참고로 옮긴다: “문장으로 발신(發身)한 대신들의 말은 기름진 뱀과 같았고, 흐린 날의 산맥과 같았다.  말로써 말을 건드리면 말은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빠르게 꿈틀거리며 새로운 대열을 갖추었고, 똬리 틈새로 대가리를 치켜들어 혀를 내밀었다.  혀들은 맹렬한 불꽃으로 편전의 밤을 밝혔다.  묘당(廟堂)에 쌓인 말들은 대가리와 꼬리를 서로 엇물면서 떼 뱀으로 뒤엉켰고, 보이지 않는 산맥으로 치솟아 시야를 가로 막고 출렁거렸다.  말들의 산맥 너머는 겨울이었는데, 임금의 시야는 그 겨울 들판에 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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