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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2권  Orhan Pamuk  민음사

     파묵은 1952년 이스탄불의 부유한 가정에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으로 불행했던 청소년기중 독서에 몰두했던 게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건축가가 되기 위해 진학했던 대학을 뛰쳐나와 쓴 첫 번째 소설 [제브뎃씨와 아들들]로 터키 최고의 문학상을 받아 문단에 혜성처럼 등단 한 게 그의 나이 서른 살 때이다.  55세, 2006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그가 소설쓰기를 시작하면서 내내 염두에 두고 구상했던 작품이 [내 이름은 빨강]이랬다.  한때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터키와 페르시아의 세밀화에 대한 연구가 경지에 이르러 있었던 데다 이 작품을 낳기 위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이슬람 전통 세밀화와 역사적인 기록들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동·서양의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이스탄불의 지정학적 위치가 필연적으로 만들어 낸 작품이다.  오스만 투르크의 술탄들은 예외 없이 화원(畵院)을 만들어 자신의 업적과 왕실의 이야기를 세밀화와 서예(書藝)로 책을 엮어 보관했다.  왕실화원은 당연히 도제제도를 형성하여 엄격한 전통을 만들어 이어간다.  이슬람 세밀화는 중국과 페르시아의 영향을 흡수하여 독특한 화풍을 이룩해 왔으나 16세기 들어 베네치아로부터 서양 화풍이 밀려들면서 화단(畵壇)에 돌풍이 불고 전통을 지키려는 몸부림에서, 혹은 화단을 점유하려는 갈등에서 피비린 싸움으로 이어진다.  

     이 소설 벽두에 살해되어 우물에 던져진 살인사건은 이 소설 끝에 가서야 엉뚱한 범인이 밝혀지는 추리소설이요, 12년간 마음속에 사모하던 여인을 목숨 걸고  차지하는 순정소설이며 16세기의 오스만 투르크와 이스탄불을 그린 역사소설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나와 서술하는 형식인데 사람만이 아니라 죽은 몸, 개, 한그루 나무, 금화, 죽음, 빨강, 말, 악마가 의인화되어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세공화의 장인들은 장님으로 생을 마감한다.  만족스런 작품을 얻은 술탄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림을 그릴 수 없도록 그 장인의 눈을 찔러 장님으로 만들고,  평생 세밀화에 몰두 하다보면 스스로 장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화를 피하기 위해 장님 행세를 하기도 했다.  어쨋던 평생을 세밀화에 바친 후 장님이 되고서야 안식을 얻기도 한다.

     전 세계 32개 국어로 번역된 이 소설은 2002년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 2003년 이태리 그린차네 카보우르상과 인터네셔날 임팩 더블린상을 수상했다.  권말에 [빨강 - 변화, 죽음 혹은 신의 색]이란 이난아씨의 옮긴이의 말이 붙어 있다.  생존 최대 작가의 최고 작품이라는 말에 이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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