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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부고가 연지동에서 장안평으로 옮긴지 벌써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세 번째 모교 방문이다. 

첫 번째는 1980년대 초반 무렵이었던 것 같다. 무슨 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3학년 때 담임인 배재철 선생님을 만났고(숙직실에서 누군가와 바둑을 두시면서 짧막한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까지도 생사를 몰랐던 장신규에 관해서 선생님께 여쭙자 역시 모르고 있다는 간단한 답변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당시 나말고도 공안기관에서 숱하게 찾아와서 선생님을 괴롭혔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때는 왜 눈치채지 못했는지...), 2학년 때 담임인 최효식 선생님도 만났다. 1학년 때 담임인 김재구 선생님은 선화예고로 자리를 옮겼는데, 1981년 겨울인가 고려대 교육대학원의 강화도 학술답사 행사 때 학부 재학생으로서 한 번 뵌 적이 있었다. 두 번째 장안평 모교 방문은 며칠 전 체육대회 행사였다.


처음 규호로부터 후배들에게 특강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선뜻 하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교실에 들어가서 보니 만만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얘기가 좀 진행되니 책상에 엎드리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짐작은 했지만 소위 방과 후에 학원을 학교처럼 다니는 아이들이리라.


여론 조사 결과로는 이 아이들과 이 아이들의 학부모는 학원이 학교보다 더 낫고

학원 선생이 학교 선생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경우다. 

그러니 선배랍시고 머리 허연 중늙은이가 교단에 서서 무슨 이야기를 한들

귀에 들어올까 싶었다. 보다 못해서 육십은 넘어보이는 듯한 담임 교사가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깨우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아예 처음부터 자고 싶은 사람은 그냥 자라고

선언한 후 시작한 특강이다.


처음 생각으로는 백두대간에 관해서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동문체육대회에 참가하고 

난 후 생각이 바뀌어서 이야기 앞 부분에 모교에 대한 자긍심과 역사 의식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장안평 지명 유래에 관하여 고지도와 근현대 지형도, 위성영상이미지를 활용해서

풀어나갔다. 그래도 앞에 앉은 아이들은 열심히 듣는 편인데 삼분지 일 쯤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빔프로젝터로 백두대간 지도를 보여주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좀 하려는데 약속한 

50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차라리 백두대간보다는 장안평과 동대부고 이야기, 그리고 질의 응답 시간을 더 가질 걸 그랬나보다. 그래도 백두대간과 호랑이 이야기 사이에 독도 이야기도 한 바닥 집어넣었다. 일본 학생과 독도에 관한 토론을 할 경우 이길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자 아무도 자신있게 대답하는 아이가 없었다. 독도가 한국 영토인 증거 20가지를 이야기해줄 시간은 없고 해서 외교통상부 사이트에 들어가면 독도 사계절 사진까지 볼 수 있다고 추천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어야 했다. 


장안평과 중랑천, 용마산, 배봉산 관련 이야기는 동대부고가 입지하고 있는 지형에 관하여 역사문화지리적인 관점에서 설명해줌으로써 재학 당시는 물론이고 졸업한 후에도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을 갖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독도와 백두대간, 백두대간에 살던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역사의식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한민족으로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깨우쳐주려는데 있었는데 워낙 짧은 시간인지라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준비를 해서 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겠지만 

모교 후배에게 특강을 하려면 최소한 중고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가 제격이다. 앞으로는 졸업생 중에 그런 연령대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후배가 특강을 맡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12명 강사들로부터 나왔다. 


상위 1퍼센트 중학 졸업생들은 모두 외고 등 특목고에 빼앗기고

그 아래 성적 우수자들 역시 자사고, 특성화고 등이 쓸어가고 나면

거의 초토화되다시피한 인문계고등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이 정도 열악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여 놀라운 진학률을 보이고 있음에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께 뜨거운 성원을 보낸다.


  • profile
    권화현6 2012.05.17 12:38

    수고 많이 했네....!!

    짐작컨데  쉽지않은 분위기일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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