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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나이를 물어오면

계산 하느라 한참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산된 숫자를 불러 놓고는 다시 한번 놀라죠.

이렇게 많은 날을 살아왔나 싶은게....



아버님이 돌아 가셨습니다.

평소 한번도 게으름이라고는 없이 살아 오셨던 아버님

아들 오형제 공부 시키고

긴 병 앓으신 어머님의 병 수발까지

한시도 평온 한 날 없이 바쁘게 살아오신 아버님이

젊어 고생의 표식처럼 가슴에 안고 계신 병이

기력이 쇠잔해지시고 병은 깊어 갔었나 봅니다..



한달여 중환자실에서 보내시는 동안

몇번의 고비를 넘기셨지만



몇해 전처럼 다시 일어서시기를 바라기만 할 뿐

자주 찾아 뵙지도 못했습니다.



일요일 면회 시간에 중환자실 면회 규칙에 따라

오형제가 번갈아 가며 문병 했을때

평소와 같지 않은 분위기로

놀라셨을 아버님은



일반 병실로 잠시 옮기신 날

제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 내 나이가 지금 몇살 이냐?"



아버님의 생년을 생각하며

"여든넷 되셨네요" 했더니

눈을 잠시 감으시고는

"많이 살았네..."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질문을 몇번씩 반복 하셨습니다.



며칠후 집으로 가시자는 아버님을 모시고

그리고, 또 며칠후 일요일 위독하시다는 말씀 전해듣고

큰댁으로 행했지만 내가 도착 했을 때는

따스한 온기가 기운을 잃고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징용과 해방,

전쟁과 가난함,

경제 부흥과 아이엠에프까지

수 백편의 드라마 같은 생을 뒤로 하시고

평소 늘 자랑 이셨던 오형제를 두고

이제 조금은 편안히 계실 시간 이건만

그렇게 떠나 셨습니다.



제귀에는

나이가 지금 몇살 이냐?"



이렇게 묻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나이 오십이 가까워 옵니다.

해 놓은 것 없이 허 합니다만,

아버님이 주신 또 하나의 선물은

제가 서있는 지금의 위치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2005. 6. 12 )) 아버님을 그리며....!!
  • ?
    이병진 2007.06.07 08:31
    그렇게 많이 먹었었나?..실감이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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