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2 21:16
겨울이 가고 있는 요즈음!!
조회 수 2884 추천 수 0 댓글 4
요즘 출연하고 있는 KBS 대하드라마 <근초고왕> 촬영차 금요일인 어제 촬영장인 문경을 다녀왔다.
작품 초기에는 좋은 풍광을 담기 위해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 경상도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지만, 이제 시간이 촉박하여 메인 세트장인 문경과 가은에서만 거의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대하드라마는 작품에 힘을 주기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녀야만 하는 제작 초기가 제일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극은 분장, 무거운 갑옷에 전투씬과 승마, 장소 이동 등 현대물에 비해 힘들고 고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사극을 주로 출연했기에, 이럼 힘든 것도 일상이 되어 크게 어렵다고 여기지 않고 잘 견뎌내고 있다.
요즘 일을 하며 크게 느끼는 것은 이런 것이 행복이 아니겠나 하는 것이다.
이전 아무런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나 별 느낌 없었던 장면들이 그렇게 새삼스러울 수가 없다.
연기 중에도 작업 후 세트장이나 촬영장을 나서는 그때까지도.
작품 출연을 오랫만에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순간의 느낌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이전 2005년 <이순신> 을 촬영할 때도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후배들에게 " 힘들겠지만 일 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것 보단 나으니, 절대 불평하지 말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이 때가 그리울 때가 있을 것이다."라고 충고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게 지금 나한테 적용되는 말이었고 나한테 해야 할 말을 과거 내 스스로 했던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니겠나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는 나는 어쩌면 행운아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유명배우가 되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 대목에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고 서러움도 많다.
배우라는 직업이 선택되고 뽑혀야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설 수 있기에.
그런 과정과 아픔 없이 연기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어제 오전 촬영이 끝나고 분장실에 오래동안 처박혀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것도 답답하고 해서 정말 오랜만에 담벼락에 의자를 놓고 해바라기를 하며 다음 회 대사를 암기했다.
그 햇볕이 그렇게 따스하고 포근할 수가 없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도 말이다.
분명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에 따스하게 느껴졌을 뿐 실상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위험한 눈길을 말달리는 그 순간의 느낌도 달리 느껴졌다.
이러한 순간 순간 모두를 소중하고 뜻깊게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것이 요즈음 내 심정이다.
그리고 순간 순간 느끼는 이 조그만 행복들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하는 것도 요즈음 내 바램이다.
이런 변화가 나이 때문이라면 정말 서러운 일이겠지만, 아마도 그럴 것이다.
* 이제 촬영 녹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작년 9월 첫촬영에 들어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원래는 총 60회 중 30회 정도를 출연하기로 했었는데, 감독의 배려인지 한 10회 더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
이 작은 행운마저도 일상에 대한 요즈음의 느낌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면 너무 큰 비약일까?
이회장, 홍대장!
아직 출연료 계약을 하지 못해 출연료를 못 받았다.
따라서 사방구는 후를 기약.
Who's 김기복
-
기복...글 잘 읽었어. 기복이가 글을 쓰며 무수히 지나 보냈을 상념의 갈피를 미처 다 짐작은 못하지만, 공감이 많이 된다. 행복은 우리 각자의 마음이 만드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해. 나이 듦에 따라 변해가는 사물의 가치이고 보면, 주변의 것 들에 일희일비 하는 마음은 부질 없기도 하겠지. 많이 실망하지도 많이 우쭐댈 것도 없겠구..... 내 안으로부터의 작은 변화에서 행복을 지어 내는 삶이고 싶다. 건강하고..행복한 마음, 늘 간직하고 살자.
-
드라마 볼 여유가 없어서 근초고왕 못보고 있지만
기복이가 행복해 하면서 하는 작업은
안봐도 빛이 날꺼라 생각되네....ㅎㅎㅎ
촬영장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이 있더만
조심하고 역사에 남을 작품 되기를 바란다.....!!!
-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끼는 친구의 삶이 자랑스럽워...
-
돈도,건강도...기타 소중한 것들도 잃어버린 뒤에야 소중한 것을 절감하는데. 요즘은 기복이가 마이 부럽네!!! 글발은 여전히 좋으시구
자유 게시판
자유로운 이야기, 하고싶은 이야기.../로그인 사용자만 보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홈페이지 로그인 안되는 동문은 4 | (梅山)권화현6 | 2014.05.26 | 34323 |
공지 | 보이스 피싱 급증... | (梅山)권화현6 | 2014.02.19 | 14302 |
공지 | 사랑방 주소 | (梅山)권화현6 | 2014.02.07 | 14372 |
881 | 언제 군대 가실 건가요? (최신유머) 5 | 정구홍9 | 2010.12.11 | 3000 |
880 | 마후라 수리 완료 6 | 권화현 | 2010.12.12 | 2995 |
879 | 유태용동문 신사업 시작 7 | 권화현 | 2010.09.30 | 2991 |
878 | 오늘 서핑중 읽은 한마디 7 | 권화현6 | 2011.08.26 | 2982 |
877 | 진보집권 플랜 4 | 권화현 | 2011.02.16 | 2953 |
876 | 눈이 시원한 사진 한장 5 | 김인식 | 2011.08.04 | 2948 |
875 | 첫눈이 내린 날~ 3 | 정구홍9 | 2010.12.09 | 2944 |
874 | 대전 샘골공부방 방문기 | 이덕용 | 2007.07.04 | 2931 |
873 | 무등산행 2 | 정구홍9 | 2010.11.29 | 2925 |
872 | 알려드립니다. 2 6 | 이종엽 | 2011.04.02 | 2923 |
871 | 나는 치사(致仕)하게 은퇴하고 싶다 | 권화현 | 2010.11.19 | 2918 |
870 | 서울 성곽을 걷다. 8 | 권화현6 | 2012.01.22 | 2904 |
» | 겨울이 가고 있는 요즈음!! 4 | 김기복 | 2011.02.12 | 2884 |
868 | 봄 오는 소리... 1 | 권화현 | 2011.02.17 | 2881 |
867 | 안개꽃 1 | 조성원10 | 2012.01.16 | 28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