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처음으로 만난 신석이 반가웠고
범이가 유년 시절 나와 같이 심천이라는 촌동네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참 놀랍고도 반가운 일이다. 마치 잃었던 소중한 것을 되찾은 기분이 든다.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초강리.
심천은 난계 박연이 태어난 곳이자 영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산팔경 중 한 곳으로도 꼽히지만 그리 번잡스러운 곳은 아니다. 그저 경부선 철도가 지날 뿐인 소박한 강마을이다. 깊은내, 지푸내라는 예쁜 이름이 심천의 우리말 이름이다. 강변에 미류나무숲이 울창하고 강바닥의 금모래 은모래가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곳. 금강이 물도리동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이 마을에 50년도 더 된 아득한 옛날에 잠시 살았었다. 심천리에서. 거기서 가까운 곳이 초강리였는데...아마도 우리는 강에서 벌거벗고 미역 감다 만났을지도 몰라. 그때는 서로 누구인지 몰랐겠지만.